과로사 산재 인정사례

과로사 산재 인정사례 : 건설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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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건설노무
사인&상병 우울증
세부직업
세부 사인&상병 우울증(자살)
사건번호 서울행법 2000 구 25930
판결일자 2002-01-08
인정여부 업무상 재해를 당해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아 노동복귀가 불가능하게 되어 비관적 심리와 정서불안이 지속되다 자살한 것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승소포인트 - 작업현장에서 지하주차 타워파레트 인양작업을 하다가 추락하여 우측대퇴골 분쇄골절상 등의 상해(이하‘최초 상병’이라고 한다)를 입고 치료받던 중 투신자살 함.
- 망인은 요양기간 중 비교적 경미한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왔음에 불과하나, 3년 여간의 투병생활 동안 극심한 신체적 고통에 시달려왔을 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악화 및 재발되다가 결국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게 되어 자살 당시 만 30세 남짓의 젊은 나이에 노동복귀도 어렵게 됨으로써 의욕과 희망을 잃고 비관적 심리와 정서불안 등의 상태가 지속되었으며, 더욱이 혼인 후 6개월만에 이혼에 이르는 등의 우울감정과 죄책감 등이 겹쳐 결국 그로 말미암아 자살하게 되었다고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
판결요지 ● 원 고 : 김○○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주 문
1. 피고가 1999.12.24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아들인 소외 망 박○○(이하‘망인’이라 한다)는 소외 한솔건설 주식회사(이하‘소외회사’라 한다)의 우모사옥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용잡부로 근무하던 중 1996.1.6 16:40경 소외회사의 작업현장에서 지하주차 타워파레트 인양작업을 하다가 추락하여 우측대퇴골 분쇄골절상 등의 상해(이하‘최초 상병’이라고 한다)를 입고 치료받던 중 1999.3.19 08:00경 서울 용산구 이촌2동 301 이촌 고수부지 앞 한강대교에서 투신자살하였다.

나.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1999.12.24 망인의 사망은 망인의 가정환경이나 주위 인간관계에 의한 것으로 개인적 의도에 다른 자살일 뿐, 최초 상병에 따른 정신과적 장해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증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의 1, 2, 갑5호증의 1, 을1호증, 을2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업무상 재해와 요양과정
망인은 1968.12.12생으로 소외회사의 일용직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1996.1.6 소외회사의 위 공사현장에서 주차타워 파레트 인양작업을 하다가 3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대퇴골, 무릎 등을 크게 다치는 업무상 재해를 입고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요양치료를 계속하였다.
① 망인은 1996.1.6부터 같은 해 8.13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해동의원(구 해성병원)에서 최초 상병 우측 대퇴골 분쇄골절, 안면부 및 우슬관절 좌멸창, 뇌진탕, 추가상병 측두하악관절 장애인으로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았는데, CT 촬영상 뇌출혈의심은 있었으나, 뇌파검사 등을 받은 적은 없고, 다만 같은 해 1.7, 3.16, 3.17 두통을 호소한 적이 있고, 같은 해 1.10 및 같은 달 11일은 오심, 구역을 호소하였다.
② 망인은 1996.8.19부터 같은 해 10.19까지 통원치료 중에는 제4, 5요추 및 제1천추간 추간판탈출증과 퇴행성 변화에 관하여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고(다만 같은 해 8.27 MRI검사를 하였는데 정상으로 판정되었다), 1997.5.31 치료종결되었다.
③ 망인은 1997.11.25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 서울위생병원에 위 해동의원에서 실시한 금속고정술의 금속제거를 위하여 다시 입원하면서 재요양 승인을 받았는데, 수술 후 수술부위에 혈종이 생겨 같은 해 12,10 혈종제거술을 시행받은 다음, 1999.1.19 퇴원하였고, 한편 위 입원 기간 중에 지속적인 두통과 현기증을 호소하여 신경외과, 내과, 정신과 등 타과적인 치료를 받았는 바, 같은 달 4일과 같은 달 26일부터 같은 해 2.5까지 외상성 신경증의 상병명으로 전환반응 항우울제, 항불안제 치료를 받았다(한편 1999.2.9 이대병원에서 시행된 CT촬영과 같은 달 10일 서울위생병원에서 실시된 뇌파검사에서 모두 정상판정을 받았다).
④ 한편 망인은 1999.3.3부터 같은 달 12일까지 서울 중량구 묵2동 소재 박영승 정형외과의원에서 허리 및 우측다리에 대한 물리치료 및 주사, 투약 등의 약물치료를 받았다.
⑤ 망인은 최초 상병으로 인하여 보행장해가 남았고, 또한 노동복귀도 불가능하였다.

(2)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가) 망인은 오랜 요양기간 동안 의사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치료에 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증세의 뚜렷한 호전이 없는데다가 위 재해로 인하여 보행장해가 남게 되어 일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되고 치료를 하러 다니는 것 외에는 거의 집에서 요양만 하게 되면서 자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였고, 특히 1997년 9월경 혼인하였으나, 1998년 4월경 다시 이혼하면서 몹시 괴로워하였다.
(나) 망인은 제1차 치료종결 후 휴업급여 16,891,570원과 요양급여 21,154,210원을 수령하였다.
(다) 망인은 1998년 10월 말경 춘천으로 바람을 쐬러간다면서 집을 나가서는 약을 먹고 차에서 잠이 들었다고 하면서 하루 후에 귀가한 적이 있고, 1999.2.19 지하철 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이대 동대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위 병원 진료기록부에 의하면 흥분하면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고 1999년 1월 말경에도 두통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서울위생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받은 적이 있으며, 같은 해 3.18 17:20경 반포대교 위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다가 경찰관에 의하여 구조되어 중대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받았으나 다음 날 몰래 위 병원을 빠져 나와 결국 한강대교에서 뛰어내려 자살하였다.
(라) 망인은 평소 최초 상병 이후 다리를 못쓰는데다가 정신도 온전치 못하여 계속하여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는다고 비관하여 왔었다.

(3) 자살의 원인 등
(가) 신경증이란 내적 갈등이나 그 갈등에서 파생되는 불안에 대한 무의식적인 대응방법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상당한 정도의 불안, 공포, 강박사고 및 행동, 신체증상, 우울증적 반응과 같은 감정적 증상들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기능적 정신장애로서 성격, 사회적응태도, 대인관계성, 사고에 대한 환자의 감정, 사고처리과정에 대한 환자의 태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그 발생원인이다.
(나) 자살의 동기나 사정은 무척 다양하며 심한 우울증, 적개심의 자기 내부로의 전환, 주위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일으키고자하는 시도, 개인적인 죄책감, 때로는 보복을 위한 행위 등으로 자살을 시도하는데, 망인은 최초 상병과 관련된 괴로운 상황, 동통, 능력의 감소, 죄책감, 우울감정, 불안감 등의 신체적 증상이나 정신적 증상으로 인하여 신경증이 발생하였고, 그런 상태에서 충동적인 자살시도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증거] 갑1호증의 1, 2, 갑5호증의 1 내지 3, 갑6호증, 을2호증의 각 기재, 서울위생병원, 이대동대문병원, 중대용산병원 해동의원, 박영승 정형외과의원에 대한 각 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와 변론의 전취지

나. 판 단
(1)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 중 자살한 경우에는 자살자의 상병 내지 후유증상의 정도, 그 상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초의 상병에 기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에 빠져 그 상태에서 자살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단되면 사망과 업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12.14 선고, 93누9392 판결 참조).

(2)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볼 때 망인은 요양기간 중 비교적 경미한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왔음에 불과하나, 3년여간의 투병생활 동안 극심한 신체적 고통에 시달려왔을 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악화 및 재발되다가 결국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게 되어 자살 당시 만 30세 남짓의 젊은 나이에 노동복귀도 어렵게 됨으로써 의욕과 희망을 잃고 비관적 심리와 정서불안 등의 상태가 지속되었으며, 더욱이 혼인 후 6개월만에 이혼에 이르는 등의 우울감정과 죄책감 등이 겹쳐 결국 그로 말미암아 자살하게 되었다고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 하겠다.

(3)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입은 위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백현(재판장), 김국현, 나경원
판결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