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은 두 번 죽이는 것???
사고사가 아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확한 사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상 치 않게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면 의사로서는 사체검안서에 '심장마비'라는 말하나마나한 사인을 적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때 유족으로서는 갑자기 사망한 망자의 사인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죽은 몸에 칼을 댄다는 사실에 경악해 부검을 회피하게 된다.
심혈관질환일 경우는 부검 도움이 크다
그러나 특히 뇌혈관, 심장질환으로 추측되는 경우, 과로사 인정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부검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물론 부검 없이도 심혈관계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에 그런 질환을 앓은 것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사람이 갑자기 사망했고, 사망 전에 과로 사실이 있다면 한번 부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부검 소견상 뇌혈관이나 심장이 해부학적, 조직학적으로 정상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면 과로와의 관련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검소견서는 이상 상태가 된 원인을 의학적으로 추정하는 설명이 기재되므로 과로를 비롯한 원인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주장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