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산재 인정사례

과로사 산재 인정사례 : 청소원

페이지 정보

조회4,494회

본문

직업 청소원
사인&상병 뇌질환
세부직업 환경미화원
세부 사인&상병 뇌경색
사건번호 서울고법 2004 누 6008
판결일자 2005-01-02
인정여부 기존에 고지혈증 및 고혈압 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담당구역이 변경되어 업무량이 많아지고 신경을 많이 쓰는 등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 데다가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신체가 노출되어 뇌경색이 발병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승소포인트 원고가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다가 뇌경색이 발병한 점, 원고는 반장으로서 반원들의 구간까지 챙기는 등 평소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는데, 담당구역이 변경되어 출퇴근 거리가 늘어나고 청소구간도 종전보다 약 400m 가량 길어진데다가 겨울이 겹쳐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많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관공서, 경찰서 등이 밀집되어 있어 신경을 많이 쓰는 등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으로 보여지는 점, 이 사건 상병은 기온의 급격한 변화에 민감한 편인데 원고는 출근하기 위하여 현관 밖으로 나갔다가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기존에 고지혈증 및 고혈압 등 이 사건 상병을 야기할 만한 소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과중한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누적된 과로ㆍ스트레스와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원고의 신체가 노출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여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판결요지 ●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3.4.1.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6.1.15.부터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여 왔는데 2003.1.14. 03:30경
자택에서
출근준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서던 중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가톨릭대학교 성모자애병원 응급실에 후송되어 MRI 검사결과 뇌간경색, 좌측소뇌경색, 기저동맥혈전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의 진단을 받았다.
나. 원고의 자 B은 2003.1.20.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의 치료를 위하여 원고에 대한 요양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03.4.1.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요양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근무시간이 규정상으로는 05:00~09:00 및 13:00~17:00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원고는 일반인들의 출근시간 전에 청소를 끝내기 위하여 03:30경 집에서 나와 04:00경부터 청소를 시작하는 등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늘 새벽에 일어나야만 하였다. 원고는 또 2002년 12월경부터 청소담당구역이 종전보다 힘든 구역인 청천2동으로 변경된데다가 추위에 떨면서 일을 하여야 하였고 눈을 치우기 위하여 자주 연장근무를 하였다. 위와 같은 과중한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누적된 과로ㆍ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이 사건 상병이 비로소 발병하였거나 고혈압 등의 기존 질환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발병하기에 이른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보고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 사실
(1) 원고는 1996.1.15.부터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였다.
환경미화원들은 보통 담당구역에 버려진 쓰레기나 낙엽, 토사 등을 빗자루나 집게, 삽 등을 이용하여 쓰레기봉투에 담아 놓거나 손수레를 이용하여 한 곳에 쌓아 놓는 일을 하는데 겨울에는 서울특별시에서 지급하는 솜털 점퍼와 방한모를 착용하고 추위에 떨면서 쌓인 눈을 치우거나 결빙을 제거하는 일 등이 추가된다. 환경미화원들은 규정상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05:00부터 09:00까지 근무하고 귀가하였다가 13:00에 다시 출근하여 17:00까지 근무를 한 후 퇴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05:00부터 09:00까지 근무하도록 되어 있다.

(2)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의 담당구역은 1년마다 변경되는데, 원고는 2002.12.20.부터 담당구역이 부평1동에서 청천2동으로 변경되었다. 청천2동은 부평경찰서, 대우자동차 남문 출입구, 세림병원 앞, 전철 역 등이 포함되어 있고 횡단보도가 많아 환경미화원들이 청소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다. 더욱이 부평구 부평동에 살고 있는 원고의 경우에는 출퇴근 거리가 늘어나고 청소구간도 종전보다 약 400m 가량 길어져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많아졌다. 원고는 담당구역이 바뀐 후 동료들에게 청천2동이 관공서가 많고 경찰서 등이 있어 높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므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등 업무가 많아 힘들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하였다.
원고는 청천2동이 사람들의 통행이 많아 일찍 출근하지 않으면 제 때에 일을 끝내기가 어렵고 사람들이 청소할 때 먼지나는 것을 싫어하여 주로 03:30경 집에서 나와 04:00경부터 청소를 시작하여 08:00경 퇴근하고 다시 13:00경 출근하였다가 18:30경 퇴근하며, 아침 식사는 새벽근무를 마친 후 집에서 하였다. 청천2동은 13명의 환경미화원이 근무하였는데 원고는 그 중 반장으로서 가장 힘든 구역을 자청하여 맡아서 일하였으며 구역 전체의 원활한 청소를 위하여 음주 등의 이유로 늦게 출석하거나 일찍 가는 반원들의 청소를 대신 하여 주는 등 구역 전체를 책임지고 일하여 평소 주위로부터 성실하다는 평판을 들어 왔다. 원고는 1999.3.3. 인천광역시장으로부터 자랑스런 「우리동네 일꾼」으로 선정되어 표창을 받았다.

(3) 원고는 2003.1.13.18:30경 퇴근한 후 친구를 만나러 잠깐 나갔다가 돌아와 집에서 저녁을 보내고 다음날인 2003.1.14. 03:30경 출근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나갔는데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사지마비 및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119 구급대에 의하여 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가톨릭대학교 성모자애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원고는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 등에서 뇌간경색, 좌측소뇌경색, 기저동맥혈전증으로 2003.5.31.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하여 가정간호 및 외래통원 가료중이다.

(4) 동맥혈전증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의하여 생긴 동맥경화증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혈관 안벽이 고르지 못하게 되어 그 부위에 혈액이 응고되는 질환이고, 뇌경색증은 혈전 또는 색전(심장질환 등에 의하여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응고되었다가 떨어져 나온 혈액찌꺼기)으로 인하여 뇌혈관이 막혀 뇌신경세포가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부족으로 괴사하는 질환으로서 고령,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질환, 당뇨, 흡연, 음주, 과로ㆍ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원고는 1949.8.10.생 남자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 만 53세였고, 술은 원고의 어머니와 함께 1주일에 1-2회 막걸리 1-2병 가량 마셨으며, 담배는 피우지 아니하였다.

(6) 원고는 2000.5.13. 실시한 건강검진결과 간장질환 및 당뇨질환 의심 소견을, 2001.11.24. 실시한 건강검진결과 고지혈증 및 고혈압에 관하여는 진료를 요하며, 간기능 이상에 관하여는 금주와 진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2002.10.21. 실시한 건강검진결과 간장질환 의심, 혈압ㆍ콜레스테롤ㆍ빈혈 관리를 요한다는 소견을 각 받았었으나, 이 사건 발병 약 10일 전부터 고협압 치료제를 먹어왔을 뿐 위 각 질환들에 대하여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아니하였다.

(7) 인천지역의 2002년 12월 중 10일, 25일, 30일, 31일에 각 눈이 왔으나 쌓이지는 않을 정도였으며, 최저 및 최고 기온 모두 영하였던 날은 9일(-2.6도~-8.2도), 10일(-0.8도~-8도), 11일(-0.8도~-8도), 26일(-1.1도~-7.4도)이고, 2003년 1월 중(14일까지) 눈이 온 날은 3일, 4일인데 3일만 눈의 양이 2㎚ 정도였고 4일은 소량에 그쳤으며 최저 및 최고 기온 모두 영하였던 날은 1일(-0.1도~-7.1도), 4일(-6.1도~-12.4도), 5일(-8도~-14.1도), 6일(-3.3도~-12.6도)이다. 그리고 이 사건 사고 즈음의 기온은 10일 5.4도~-1.3도, 11일 6.1도~-2.4도, 12일 9.5도~0.8도, 13일 9도~1.5도, 14일 1.8도~-5.8도이다.

다. 판 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고,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있은 이상 기존 질병이 복합적인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다가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점, 원고는 반장으로서 반원들의 구간까지 챙기는 등 평소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는데, 2002.12.20.부터 담당구역이 부평1동에서 청천2동으로 변경되어 출퇴근 거리가 늘어나고 청소구간도 종전보다 약 400m 가량 길어진데다가 겨울이 겹쳐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많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관공서, 경찰서 등이 밀집되어 있어 신경을 많이 쓰는 등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으로 보여지는 점, 이 사건 상병은 기온의 급격한 변화에 민감한 편인데 원고는 출근하기 위하여 현관 밖으로 나갔다가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기존에 고지혈증 및 고혈압 등 이 사건 상병을 야기할 만한 소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과중한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누적된 과로ㆍ스트레스와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원고의 신체가 노출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이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능환, 오석준, 한숙희
판결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