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에 나타난 법원의 과로사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사망 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비록 근로자가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정도의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있었고 그 질병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로 인하여 그 질병이 급속히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병이 유발된 경우, 또는 이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1991.1.11, 대법원, 90누 8275)
“과로로 인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된 결과 질병이 발병, 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면 과로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여야 한다”(1992.7.24, 대법원, 92누5355)
“업무상의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1996.9.10, 대법원, 96누6806)
“업무상 재해의 요건인 업무수행성은 반드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수행에 종사하는 동안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에서 업무시간 중 또는 그 전후에 휴식하는 동안에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업무기인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1991.09.10, 대법원, 91누5433)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제1항 소정의 유족보상금 지급의 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이라 함은 공무원이 공무집행 중 이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으로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나,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공무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직무상의 과로 등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과 겹쳐서 질병을 유발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과로로 인한 질병에는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으로 인하여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된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며, 공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1996.9.6, 대법원, 96누6103)
법원의 인정기준이 공단보다 넓다.
위와 같은 기준으로 법원이 과로사의 업무상 재해를 판단함으로써 과로가 질병의 적극적 유발요인이 된 경우는 물론 소극적 유발 요인이 된 경우까지 모두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으며, 질병의 발생 원인이 근로자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으로 보여지는 음주와 흡연 또는 고혈압 증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 경우에도 업무상의 재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즉 업무상의 과로가 원인이 된 이상 그 발병 및 사망 장소가 “사업장 밖”이고 “업무수행 중에 발병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업무상의 재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을 통하지 않고 바로 법원으로 갈 수 없다.
법원에서 과로사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의 범위가 더 넓다고 해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 또는 유족급여 청구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법원으로 갈 수는 없고, 근로복지공단에서 과로사에 대한 보상청구에 대해 “불승인”처분을 받았을 때 동 행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행정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공단에서 완강하다면 법원으로 가는 게 좋다.
공단에서 불승인처분을 받은 후 심사청구를 할 것이냐, 법원으로 바로 갈 것이냐를 고민하게 된다. 과로 사실을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고, 심사나 재심사에서도 제법 인정해 주는 질병이라면 심사나 재심사청구를 할 가치가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비용이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게 좋겠다.